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컴퓨터 잘 못 다루는데 딸이 알려줘서 씁니다. 제 얘기예요
올해 쉰여섯이고, 폐경은 재작년에 왔어요
우리 집 여자들이 다 배부터 나와요
친정 어머니가 그러셨고 저도 그래요. 젊을 때는 안 그랬는데 마흔 넘으면서 하나씩 그렇게 되더라고요
먹는 양은 젊을 때보다 줄었어요. 근데 배는 오히려 더 나왔어요. 그게 제일 이해가 안 됐어요
딸이 먼저 얘기를 꺼냈어요
작년 가을에 딸이 저를 병원에 데려갔어요. 어지럽다고 한 번 말한 걸 기억하고 있었더라고요
공복혈당이랑 간수치가 높게 나왔어요. 저는 이 나이면 다 그렇지 했는데 딸이 그날 한참 조용하더라고요
자식한테 아프다는 소리 하기가 제일 싫더라고요


그러고 며칠 뒤에 택배가 왔어요. 딸이 시킨 거였어요. 버나덱스라고, 하루 한 알 먹는 거라고 하더라고요
처음엔 안 먹으려고 했어요
이 나이에 무슨 다이어트냐고, 돈 아깝다고 딸한테 뭐라 했어요. 그랬더니 다이어트가 아니라 검사 결과 때문에 산 거라고 하더라고요
2+1로 시켰다고 했어요. 184,000원. 첫 월급 받은 지 얼마 안 된 앤데 그 돈을 썼다니 속이 상했어요


한 박스에 30알 들었고 하루 한 알씩 먹으면 한 달 치더라고요. 저는 2+1이라 석 달 치예요
석 달 지난 지금
지난달에 다시 검사했는데 공복혈당이 기준 안으로 들어왔다고 하시더라고요
작년에 안 잠기던 바지가 지금은 잠겨요
제가 그러니까 딸이 좋아하더라고요. 자기가 사준 게 뭐라도 된 것 같아서 그런가 봐요
수치는 굳이 안 적을게요. 같은 기간에 밥을 반 공기로 줄이기도 했고, 제가 뭘 잘라내서 말할 처지가 아니라서요


근데 저는 딸이 걱정 안 해도 되게 된 게 제일 좋아요. 결과지 보고 조용해지던 그 얼굴이 자꾸 생각났거든요
혹시 저처럼 이 나이대신 분 계시면
이 나이 되면 다들 그러려니 하고 넘겨요. 저도 그랬고요. 근데 검사 숫자는 그러려니 안 하더라고요
자식들한테 부담 주기 싫으면 그냥 본인이 먼저 시켜버리면 됩니다. 저는 딸이 먼저 해버렸지만요

나이 들어서 뭘 새로 시작하는 게 쉽지 않은데, 하루 한 알이라 그건 할 만했어요